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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롱-졔-) (3명으로 시작했던 낚시가 시간이 갈 수록 아이들이 많아 지더라!) 우리집 남동생 '버우'랑 그의 꼬마 친구들과 낚시를 갔어 강이 길었고 우린 계속 깊숙히 들어갔지 자리를 옮길 때 마다, 나랑 눈이 마주 칠 때마다 "쌰?(힘들어?)" 라고 물어보더라고 난 웃으며 "지 쌰!(안힘들어!)" 라고 대답했지 "쌰?", "지쌰!"를 무한 반복하다 보니 물고기 여러마리가 손에 들려 있었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너는 내내 "쌰?"라고 물어보더라 나랑 14살 차이나는 고놈, 아주 마음이 깊더라 (우리 동생이 직접 만든 낚시대로 잡은 물고기) (낚시하고 있는 버우 친구들) @travelerong 트래블롱 2016. 9. 2.
나우안(나완) 무더위 속에 집 앞 그늘을 찾아 음악을 들으며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었다. "빤쟈이~!" 우리집 동생 '버우'였다. 더위를 모두 잊게 해주는 시원하고 달달한 무언가를 한 숟갈 내밀었다. "까까!(맛있다!)" "까까?" 내가 맛있다고 하자 집에 들어가 마니에게 뭐라고 말을 하더니 갑자기 마니가 밥솥채로 그 음식을 가지고 왔다. 맛있다는 말 한마디에 밥솥채로 들고 오다니 (나우안) (우리집 동생 버우) 이 음식의 이름은 '나우안'이라고 했다. 나우안보다 시원하고 달콤한 사람의 마음. 이래서 이렇게 덥지만 살아 갈 수 있나보다. 그렇게 살아가나 보다. 이곳에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travelerong 트래블롱 2016. 9. 2.
씨앗 그리고 싹틈 #1. 씨앗 그리고 싹틈 나몬느아에 작고 예쁜 씨앗을 하나 심었다. 매우 크게 될 씨앗 하나를. 씨앗 이름은 ‘까오’. 요녀석이 매일 아침, 저녁, 주말까지 시도 때도 없이 날 귀찮게 한다. 본인이 말하길 자기는 영어 공 부를 시작한지 1달 하고도 19일 밖에 되지 않았다며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 했다. 상태는 심각했다. 알파벳도 가끔 헷갈려했고 He와 She 구분도 못했으며 I’m과 I am이 같은 건지 모르는, 그야말로 영어 밑바닥 상태였다. 까오는 매일 아침 나를 찾아와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졸라댔다. 서로 말이 잘 안 통하니 뭘 하나 설명 하는 데에 남들보다 몇 배가 걸렸다. 그렇게 거의 매일 2시간씩 과외를 시킨 결과 아직 2주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나를 도와서 중고등부 수업을 하고 있다. .. 2016. 9. 2.
뱀고기 후기 _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뱀이다! 우리마을 홍깐(마을 회관같은 것)에 있는 군인들이 뱀을 잡아왔다. 먹을 거랜다. 뱀을 손질하더니 결국 냄비에 넣어 끓이기 시작했다. 아주 팔팔 끓였다. 팔팔 끓이고 있는 뱀 그리고 우린 영어수업 때문에 교실에 갔다. 수업시간 내내 뱀생각이 났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곳으로 다시 뛰어갔더니 군인들이 식사중이었다. 역시나 "낀카오!(밥먹어!)"를 외치는 군인들.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합석을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나는 국물부터 떠먹었다. 생각보다 맛있고 얼큰했다. 그리고나서 고기를 먹었는데 정말 담백하고 맛있었다. 뱀고기는 살점이 길게 뽑아져 나와서 신기했다. 껍질부분도 쫄깃하고 질겅질겅 씹어먹는 맛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부위인지 모르겠지만 매우 물컹한 부위가 있었다. 내장으로 추정되는데 식감이 별로였다.. 2016. 9. 1.
3월, 빤쟈이의 첫번째 이야기 마을 살이 시작과 동시에 친구가 생겼고 나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빤쟈이’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하던 이름이 지금은 한국이름보다 친숙하다. 마을사람들 모두 나를 ‘빤쟈이’라고 불러준다. 심지어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마저. 단지 이름만 불렸을 뿐인데 그들에게 가서 꽃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곳에서 살다 보니 사소한 것들로부터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작은 일에 웃을 수 있고 기뻐할 수 있게 되었다. 밤하늘 별을 보는 여유를 알게 되었고 전자기기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졌다. 시간을 잘 안보게 되었다. 시간을 보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주어졌다. 스트레스 가득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훨씬 행복하고 기분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는.. 2016. 9. 1.
쥐고기 나몬느아 2일차에 아침으로 먹었던 음식은 바로 '쥐고기' 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부엌으로 가보니 꼬챙이에 쥐를 꽂아서 굽고 있지 않은가!(동생들이 잡아왔단다!) 그리고 나서 칼로 슥슥 손질을 하더니 조각조각을 내서 물과 채소를 넣고 끓였다. 나는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이들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이니까 함께 먹기로 마음을 먹었다. 역시나 나의 룸메이자 여동생이자 엄마역할을 하고 있는 '마니'가 쥐 뒷다리를 훅 떼서 나에게 건내주었다. 맛있으니까 먹으란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아끼는 사람에게 닭다리를 주는 느낌일까...? 첫 식감은 매우 질겼다. 결국 껍데기는 벗기고 살만 먹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너무 부담스러워서 손으로 조금씩 떼어먹었다. 첫끼는 그렇게 다리하나를 부여잡고 씨름을 하듯이 겨우 식사를 .. 2016.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