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빤쟈이의 첫번째 이야기

 

마을 살이 시작과 동시에 친구가 생겼고 나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빤쟈이’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하던 이름이 지금은 한국이름보다 친숙하다. 마을사람들 모두 나를 ‘빤쟈이’라고 불러준다. 심지어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마저. 단지 이름만 불렸을 뿐인데 그들에게 가서 꽃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곳에서 살다 보니 사소한 것들로부터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작은 일에 웃을 수 있고 기뻐할 수 있게 되었다. 밤하늘 별을 보는 여유를 알게 되었고 전자기기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졌다. 시간을 잘 안보게 되었다. 시간을 보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주어졌다. 스트레스 가득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훨씬 행복하고 기분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는 감사하게도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는데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친구는 자신의 가난 때문에 밤잠을 설치며 힘들어 하고 있다. 마냥 모두 행복하게 살고만 있을 것 같던 이 마을에도 빈부격차가 있고 각자 고민이 있었다. 그렇다고 내 친구가 행복하지 않은 걸까? 행복의 기준에 대해 계속 고민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하면 친구에게 힘이 되고 한 번이라도 더 웃게 할 수 있을지도 계속 생각 중이다.
 
 내가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지만 그냥

“모든 것에 감사하고 모든 것을 사랑하며 사랑을 주고 사랑을 다시 받는 것”

그것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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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ong 트래블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