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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경험해보기/쓰다

그러고 있어

by 쿰쿰 2016. 10. 5.

 

병아리 한마리가 한 쪽 다리를 다쳤더라고

털 색깔도 형제들이랑 다르고

엄마닭을 쫓아 모이를 먹기 바쁜 형제들에게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모습이

아픈다리로 따라가지 못해

그 자리에 풀석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이

계속 눈에 밟히더라고

난 너무 걱정되어

널 위해 작은 상자를 구해

작은 너에게 맞는 먹이와 물을 준비했지

 

근데 막상 너를 여기에 집어 넣을려니

문득 이건 일방적인 나의 욕심인것 같은거야

이틀이 지난 지금도 빈상자인 채로

줄어들지 않는 먹이와 물이 덩그러니 놓여있어

 

아직 너를 상자에 넣지도 못하고

아직 그 상자를 치우지도 못하고

그러고 있어

 

 

 

@travelerong 트래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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